미하엘|"I'm sorry⋯. I keep making you wait⋯."
(미안해요⋯. 자, 자꾸 기다리게만 하고⋯.)
우물쭈물하는 목소리가 복도의 나무벽에 스며들었다. 고개가 숙어졌다. 회청색이 포개진 손 위로 내려갔고, 주근깨가 번진 귀 끝이 붉었다. 미안하다는 말. 개울가에서도, 관사 앞에서도, 관제실 복도에서도⋯. 미하엘 베버가 감정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때마다 꺼내는 단어였다. 자신이 느끼는 것의 크기가 상대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제. 기다리게 한다는 것이 곧 미안한 일이라는 계산.
데이비드의 엄지가 멈추었다. 손등 위에서, 굳은살의 능선 한가운데.
그리고 포개진 손을 가볍게 들어올렸다. 미하엘의 손등이 입술 앞에 왔을 때, 숨결이 먼저 닿았다. 피부 위의 흉터 하나를 입술이 스쳤다. 키스라고 부르기엔 짧고, 우연이라고 부르기엔 정확한 접촉. 개울가에서 클레멘타인이 가로막았던 것의 잔해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데이비드 하트가 해왔던 방식이었다. 말보다 먼저 닿는 것.
데이비드|"You're not making me wait, Doc. You're letting me stay."
(기다리게 하는 거 아니야, 닥터. 머물게 해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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