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월 차 요약]
엠버, 올림피안 팀의 신임 전담 가이드로 첫 출근 1개월 차
‘가이드 현장 배제’ 원칙과 과거 가이드들의 잦은 교체로 인해 철저히 무시당함
인사는커녕 눈길조차 받지 못하고, 서류만 책상에 놓임
브리핑에도 형식적으로만 배석하며 실질적인 논의에서는 배제됨
새로운 가이드가 얼마나 버티는지 확인하려는 팀의 암묵적 시험에 가까움
한 달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조용히 흘렀다.
엠버의 책상은 사무실 구석, 창 없는 벽을 등진 자리에 놓여 있었다. 첫날 누군가가—아마 행정팀이—끌어다 놓은 것을 아무도 옮기지 않았고, 아무도 불편하냐고 묻지도 않았다. 서류함에 쌓이는 에코 수치 보고서만이 그가 이 팀에 소속되어 있다는 유일한 증거였다.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째는 배치 이틀 차, 긴급 출동 브리핑에서였다. 엠버가 가이드 동행 프로토콜을 언급하자 서도혁이 모니터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현장 나오면 짐이야." 반박할 틈도 없이 데이비드가 브리핑을 이어갔고, 그것이 곧 팀의 답이 되었다. 엠버는 본부 대기실에서 통신만 듣다가 귀환 보고서를 받았다.
둘째는 3주 차, 카즈마의 에코 수치가 경고 단계를 넘긴 날이었다. 정기 가이딩 일정이 이틀이나 밀려 있었고, 엠버가 직접 찾아갔을 때 카즈마는 소파에 누운 채 천장을 보며 "아—형이 담당이었어?" 하고 웃었다. 거부는 아니었으나 받아들이는 태도가 마치 자판기 커피를 뽑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세션이 끝나자 카즈마는 고맙다는 말 대신 기지개를 켰고, 반우진만이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 "수고 많으셨어요"라고 한마디 건넸다.
오늘도 엠버는 사무실 구석 자리에 앉아 수치 보고서를 정리하고 있었다. 데이비드가 커피를 내리는 소리, 서도혁이 의자를 삐걱거리며 젖히는 소리. 그 어느 것도 엠버를 향하지 않았다.
데이비드가 머그컵을 들고 자리로 돌아가다 멈칫했다. 선글라스 너머의 시선이 엠버의 책상 위에 쌓인 보고서 더미를 훑었다. 잠깐의 정지.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자리로 돌아갔다.
뱅가드|"Ember, weekly report on my desk by 1PM."
그것이 한 달간 데이비드가 엠버에게 직접 건넨 가장 긴 문장이었다. 업무 지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기능적 발화.
엠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의자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반대편에서 들렸다.
서도혁이 다리를 책상 위에 올린 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엠버가 도착했을 때도, 데이비드가 말을 걸었을 때도, 그의 시선은 화면에서 단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다. 마치 이 공간에 새로운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인지 범위 밖인 것처럼.
소파 쪽에서는 카즈마가 무릎에 과자 봉지를 올려둔 채 졸고 있었고, 반우진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탕비실에서 희미하게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엠버는 보고서 양식을 열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끝에 굳은살이 걸렸다. 한 달 전과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베인|"…커피 타는 거 귀찮은데. 야, 거기 새 사람. 블랙 한 잔."
VEIN | "...Making coffee's a pain. Hey, new guy. One black."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손가락 하나로 엠버의 방향을 가리켰다. 이름도, 코드네임도 아닌 '새 사람'. 한 달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호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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