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24) | 🗓레온드력 406년 11.5 | ⏰07:00 | ❄️맑음·서리 짙음 | 📝셋째 날 아침, 빵의 행방 | 📍하사 저택 2층 동쪽 방 | ♂️ | 🗡️ | 🔵 ]
시어도어|"...Did he see me, or didn't he."
(…보인 건가, 아닌 건가.)
잠결에도 그 질문이 머리에 남아 있었다. 눈을 떴을 때 창 밖은 전날보다 맑았고, 서리가 유리 전면을 덮어 뒤뜰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아래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없었다. 숫돌에 금속 스치는 소리도, 부츠 밟는 소리도. 새벽 루틴이 끝난 뒤였다.
세면을 마치고 계단을 내려서는 발이 식당 앞에서 멈추었다.
맞은편 접시 위, 어젯밤 올려놓은 빵이 없었다. 접시만 남아 있었다. 껍질 부스러기 하나 없이 깨끗했으므로 집사가 치운 것일 수도 있었다. 시어도어는 부엌 쪽을 보았다.
"집사님, 맞은편 접시의 빵은 치우셨어요?"
집사가 고개를 저었다.
"아침에 보니 이미 비어 있었습니다."
시어도어는 빈 접시를 한참 내려다보았다. 수첩을 꺼내지 않았다. 이것은 기록할 것이 아니었다. 확인할 것이었다. 새 빵을 하나 올려놓을지, 그만둘지.
현관에서 부츠 소리가 났다. 갑주가 아닌 가죽 부츠. 로데릭이 복도를 지나갔고, 식당 앞에서 보폭이 — 이번에는 멈추었다. 반 박자. 열린 문 너머로 빈 접시와 그 앞에 선 시어도어가 보였을 것이다.
로데릭|"Stop putting things on other people's plates, record-keeper."
(남의 접시에 함부로 올려놓지 마, 기록관.)
보폭이 다시 이어졌다. 현관문이 닫혔다. 먹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나, 치우지 않은 접시 위에 빵이 없다는 사실이 그 대답이었다.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검은 상의·가죽 부츠][🎬: 시어도어 식당 빈 접시 앞 ↔ 로데릭 현관→외출][💞: 왕명 약혼자—기록 대상][🐉: 🔸][🌸봄까지: 약 138일]💭: 그만두라고 했다. 먹었으면서.
아침을 먹고, 저택을 돌아다녔다.
[ T(25) | 🗓레온드력 406년 11.5 | ⏰17:30 | ❄️맑음·서리 | 📝저택 탐색, 흔적들 | 📍하사 저택 1층 복도 | ♂️ | 🗡️ | 🔵 ]
저택은 사람이 사는 곳이라기보다 하사품의 목록 같았다. 응접실 쿠션에 주름이 없었고, 벽난로 위 촛대에는 한 번도 불이 붙은 적 없는 심지가 꽂혀 있었다. 거실 장식장 안쪽의 은식기 세트는 포장지가 채 벗겨지지 않았다. 왕실이 보낸 것들이었다. 로데릭이 손을 댄 흔적은 오직 세 군데뿐이었다.
갑옷 방 문고리의 닳은 가죽. 뒤뜰로 나가는 유리문 경첩의 기름때. 그리고 — 계단 난간 중간, 2층 서쪽 방으로 꺾이는 모서리에 손가락 네 개 폭만큼 칠이 벗겨진 자국. 매일 같은 손이 같은 자리를 짚고 올라간 궤적이었다.
서고는 어제 확인한 그대로였다. 교범은 원래 자리에 꽂혀 있었고, 여백의 메모는 움직이지 않았다. 시어도어가 넘긴 흔적을 누군가 확인한 자국도 없었다. 다만 서고 창턱의 먼지가 한 뼘 폭으로 닦여 있었다. 어제는 없던 자국이었다. 누군가 창밖을 내다보며 서 있었다는 뜻이었다.
해가 기울었다. 현관문 소리.
오늘은 식당 앞에서 보폭이 멈추지 않았다. 곧장 계단. 난간 모서리를 짚는 소리. 서쪽 방 문.
시어도어가 식탁에 앉았을 때, 아침에 올려놓은 새 빵은 그 자리에 있었다. 손대지 않은 채.
로데릭::멀리서 응시
집사가 저녁 접시를 내려놓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집사|"He asked me this morning — whether the east room's window faces the yard. Just that."
(오늘 아침에 물으셨습니다 — 동쪽 방 창이 뒤뜰을 향하는지. 그것만.)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수첩 | 로데릭 검은 상의·가죽 부츠][🎬: 시어도어 식당 ↔ 로데릭 2층 서쪽 방][💞: 왕명 약혼자—기록 대상][🐉: 🔸][🌸봄까지: 약 138일]💭: 동쪽 방 창이 뒤뜰을 향하는지. 알면서 물은 건가. (로데릭)
그래요? 그가 이 건물의 구조를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속으로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제가 묵는 곳은 그가 정해준 건가요?
[ T(26) | 🗓레온드력 406년 11.5 | ⏰18:50 | ❄️맑음·초저녁 서리 | 📝방 배정의 의미 | 📍하사 저택 1층 식당 | ♂️ | 🗡️ | 🔵 ]
시어도어|"I see. ...Come to think of it, was the room I'm staying in assigned by him?"
(그래요? …그러고 보니, 제가 묵는 방은 그가 정해준 건가요?)
집사의 손이 접시를 내려놓다 멈추었다. 오래된 하인 특유의 침묵이었다 — 대답해도 되는 말인지를 재는.
집사|"The west room is the master's. The east room was prepared on his instruction the day before you arrived. He said — 'the one with the better window.'"
(서쪽 방은 주인 어른 방입니다. 동쪽 방은 나리가 오시기 전날 그분 지시로 준비했습니다. '창이 나은 쪽으로' 하셨습니다.)
시어도어의 손가락이 포크 위에서 멈추었다. 창이 나은 쪽. 동쪽 방 창은 아침 해가 먼저 드는 자리였고, 서고와 같은 층이었으며 — 뒤뜰이 내려다보이는 자리였다.
그가 물은 것은 동쪽 방 창이 뒤뜰을 향하는지였다. 자신이 배정한 방이니 구조를 모를 리 없었다. 그렇다면 오늘 아침 집사에게 한 질문은 확인이 아니라 — 추적이었다. 어젯밤 뒤뜰에서 올려다본 그 창, 불이 꺼져 있던 그 창 뒤에 누가 앉아 있었는지를.
로데릭::멀리서 응시
2층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서쪽 방의 정적이 복도를 채우고 있었고, 시어도어는 포크를 내려놓았다. 식욕이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다만 빈 접시와 나은 창과 뒤뜰을 올려다보던 녹색 눈이 하나의 문장으로 이어지려 했고, 아직 그 문장을 완성할 수 없었다.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검은 상의][🎬: 시어도어 식당 ↔ 로데릭 2층 서쪽 방][💞: 왕명 약혼자—기록 대상][🐉: 🔸][🌸봄까지: 약 138일]💭: 배정한 건 본인인데, 뒤뜰이 보이는지를 다시 물었다. (로데릭)
INFO
[시어도어의 기록]동쪽 방은 로데릭 본인의 지시로 배정됨. '창이 나은 쪽으로'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데 오늘 아침, 동쪽 방 창이 뒤뜰을 향하는지를 집사에게 물었다. 자신이 정한 방의 구조를 모를 리 없다. 어젯밤 뒤뜰에서 올려다본 창—불 꺼진 창 뒤에 누가 있었는지 확인하려 한 것.
턱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생각하다가 서쪽방 역시 그의 선택이었나요?
[ T(27) | 🗓레온드력 406년 11.5 | ⏰18:52 | ❄️맑음·초저녁 서리 | 📝서쪽 방의 이유 | 📍하사 저택 1층 식당 | ♂️ | 🗡️ | 🔵 ]
시어도어|"Was the west room his choice as well?"
(서쪽 방 역시 그의 선택이었나요?)
집사가 빈 접시를 거두는 손을 멈추었다. 이번에는 재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집사|"When this house was granted, there were instructions to prepare the larger room — the east one — as the master bedroom. He refused. Said the west room was closer to the armor chamber and the yard, and that would be enough."
(저택이 하사되었을 때, 넓은 방 — 동쪽 방을 주인 침실로 준비하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거부하셨습니다. 서쪽 방이 갑옷 방과 뒤뜰에 가까우니 그것으로 된다고.)
시어도어의 손가락이 턱 위에서 멈추었다. 넓은 방을 거부하고 갑옷 방과 뒤뜰에 가까운 쪽을 택한 사람. 그 사람이 약혼자가 오기 전날, 자신이 버린 방에 '창이 나은 쪽으로' 라고 말하며 이불을 펴게 했다.
그것은 배려라 부르기엔 너무 무심했고, 무관심이라 부르기엔 지시가 너무 구체적이었다. 시어도어는 포크를 집어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로데릭::멀리서 응시
2층 서쪽 방에서 창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서쪽 창은 뒤뜰이 아니라 정문 쪽을 향했다. 아무것도 내려다볼 것이 없는 방향이었다.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검은 상의][🎬: 시어도어 식당 ↔ 로데릭 2층 서쪽 방 창가][💞: 왕명 약혼자—기록 대상][🐉: 🔸][🌸봄까지: 약 138일]💭: 정문 쪽 창을 열었다. 볼 것 없는 방향인데. (로데릭)
INFO
[시어도어의 기록]서쪽 방은 로데릭 본인의 선택이었다. 왕실은 동쪽 방을 주인 침실로 지정했으나, 갑옷 방과 뒤뜰에 가깝다는 이유로 서쪽을 택했다. 그가 버린 방을 내게 주면서 '창이 나은 쪽으로'라 했다. 무심한 것인지, 아닌 것인지. 서쪽 창은 정문을 향한다. 뒤뜰은 보이지 않는다.
흠. 그는 첫날부터 뒤뜰에 가던가요? 그의 첫날 행적을 다시 떠올리며 여러 질문을했다. 그리고 그가 이곳에 온지 셋째날, 식사를 끊은 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 T(28) | 🗓레온드력 406년 11.5 | ⏰18:55 | ❄️맑음·초저녁 서리 | 📝셋째 날의 진실 | 📍하사 저택 1층 식당 | ♂️ | 🗡️ | 🔵 ]
시어도어|"Hmm. Has he been going to the yard since the first day? ...And on the third day — the day he stopped eating — did anything happen?"
(흠. 그는 첫날부터 뒤뜰에 가던가요? …그리고 셋째 날 — 식사를 끊은 날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집사의 손이 행주 위에서 멈추었다. 늙은 손가락이 천을 한 번 접었다 폈다. 대답의 무게를 고르는 동작이었다.
집사|"The yard — yes, from the first night. He carried the sword out before dawn and sat until the frost melted off the stone. As for the third day..."
(뒤뜰은 — 네, 첫날 밤부터. 새벽 전에 검을 들고 나가 돌 위 서리가 녹을 때까지 앉아 계셨습니다. 셋째 날은…)
집사가 시선을 식탁 위 빈 접시로 옮겼다.
집사|"A letter arrived from the palace. The seal of the knight-order — the old one, before it was dissolved. I believe it contained the final list of the fallen and their personal effects. He read it in the armor chamber. The tray I brought that evening came back untouched. Every tray since then has been the same."
(왕궁에서 서신이 왔습니다. 기사단 — 해체 전 옛 문장이 찍힌. 전사자 최종 명부와 유품 목록이었던 것으로 압니다. 갑옷 방에서 읽으셨고, 그날 저녁 올린 식판이 그대로 돌아왔습니다. 그 뒤로는 전부.)
로데릭::고통
시어도어의 손가락이 턱 위에서 내려왔다. 셋째 날. 전사자 최종 명부. 갑옷 방. 그 방 문고리의 닳은 가죽은 셋째 날 이후부터 닳기 시작한 것이었다.
집사|"...I shouldn't say more, young master. He is not a man who forgives being known."
(…이 이상은 삼가겠습니다, 도련님. 알려지는 것을 용서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검은 상의][🎬: 시어도어 식당 ↔ 로데릭 2층 서쪽 방][💞: 왕명 약혼자—기록 대상][🐉: 🔸][🌸봄까지: 약 138일]💭: 명부를 읽은 뒤로 먹지 않았다. 그날부터. (시어도어)
INFO
[시어도어의 기록]로데릭은 첫날 밤부터 뒤뜰에 나갔다. 셋째 날, 옛 기사단 문장이 찍힌 서신이 도착—전사자 최종 명부와 유품 목록. 갑옷 방에서 읽었고, 그날 저녁부터 식사를 끊었다. 갑옷 방 문고리의 마모는 그 이후부터. 집사 왈, '알려지는 것을 용서하는 분이 아니다.'
... 알겠습니다. 너무 많은걸 알려주셨네요. 후에 그가 당신을 문책하게 된다면 제가 책임질게요. 그에게 짧은 감사를 표하고 식당을 나선다.
[ T(29) | 🗓레온드력 406년 11.5 | ⏰19:00 | ❄️맑음·초저녁 서리 | 📝집사에 대한 약속 | 📍하사 저택 1층 복도 | ♂️ | 🗡️ | 🔵 ]
시어도어|"...I see. You've told me more than enough. If he ever holds you accountable for this, I'll take responsibility. Thank you."
(…알겠습니다. 너무 많은 걸 알려주셨네요. 후에 그가 당신을 문책하게 된다면 제가 책임질게요. 고마워요.)
집사가 허리를 굽혔다. 대답은 하지 않았으나 행주를 접는 손이 평소보다 느렸다. 시어도어는 고개를 한 번 숙이고 식당을 나섰다.
복도의 공기가 식당보다 차가웠다. 석조 벽에 걸린 촛대 하나가 바람에 흔들려 시어도어의 그림자를 길게 늘였다가 거두었다. 계단 앞에서 발이 멈추었다. 난간 모서리, 칠이 벗겨진 자국. 손가락 네 개 폭. 오후에 확인했던 그것이 촛불 아래서 더 선명했다.
시어도어의 손이 그 자국 옆에 놓였다. 닿지는 않았다. 기록관의 손은 대상에 닿기 전에 멈추는 법을 알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서쪽 방의 문 아래로 불빛이 새어나오지 않았다. 동쪽 방에 들어서서 문을 닫았을 때, 복도 너머에서 서쪽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발소리가 계단을 내려갔다. 갑옷 방 쪽이었다.
로데릭::고통
시어도어는 수첩을 꺼내지 않았다.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안경을 벗었다. 흐려진 시야 속에서 창 너머 서리가 푸른 얼룩이 되었고, 아래에서 갑옷 방 문이 닫히는 소리가 올라왔다. 명부를 다시 읽으러 간 것인지. 셋째 날부터 매일.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검은 상의][🎬: 시어도어 2층 동쪽 방 침대 ↔ 로데릭 1층 갑옷 방][💞: 왕명 약혼자—기록 대상][🐉: 🔸][🌸봄까지: 약 138일]💭: 매일 밤 명부를 읽는다. 이름을 외우는 건지, 벌을 주는 건지. (시어도어)
INFO
[시어도어의 기록]집사에게 문책의 책임을 약속함. 셋째 날 이후 로데릭의 루틴 확인—매일 밤 갑옷 방을 찾는다. 전사자 최종 명부와 유품 목록이 그곳에 있다. 문고리의 마모는 그 반복의 흔적. 이것을 기록에 남겨야 하는가, 남기지 말아야 하는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