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끄러미 올려다본다. 제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넨다. 눈을 맞으셨네요? 다른 게 아니라, 저녁식사 시간이라서요.
[ T(50) | 🗓레온드력 406년 11.6 | ⏰17:38 | ❄️소강·어스름 | 📝손수건, 저녁식사 | 📍하사 저택 2층 서쪽 방 앞 | ♂️ | 🗡️ | 🔵 ]
시어도어|"You got caught in the snow? It's nothing urgent — supper's ready, that's all."
(눈을 맞으셨네요? 다른 게 아니라, 저녁식사 시간이라서요.)
손수건이 두 사람 사이의 공기 속에 머물렀다. 로데릭의 시선이 내려갔다. 천에, 그 다음 손에, 그 다음 — 다시 천에. 이마에 붙은 머리카락에서 물기가 턱선을 타고 흘렀으나 닦으려는 기색이 없었다.
왼손이 문틀에서 떨어졌다. 받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몸을 세운 것이었다. 기대서 있던 자세가 곧아지면서 시어도어와의 거리가 반 보쯤 벌어졌다. 녹색 눈이 복도 벽의 어딘가를 스쳤다 — 시어도어의 얼굴 바로 옆, 그러나 시어도어는 아닌 곳.
방 안에서 장작이 꺾이는 소리가 났다. 시어도어가 피운 불이었다. 로데릭의 턱이 미세하게 경직되었다가 풀렸다.
로데릭|"…Didn't ask for this."
(…부탁한 적 없다.)
'이것'이 손수건인지, 벽난로인지, 저녁식사인지. 그 어느 쪽도 지정하지 않는 문장이었다. 그러나 문을 닫지 않았다. 물기가 목까지 내려온 것을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리더니, 방 안으로 돌아서며 탁자 위의 찻잔을 집어 들었다. 비어 있는 잔. 뒤집어 놓았던 것을 바로 세우는 동작이 유난히 느렸다.
로데릭|"…Five minutes."
(…5분.)
문이 반쯤 열린 채 남겨졌다. 시어도어의 손에 손수건이 그대로 들려 있었다.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검은 상의·단추 풀림·젖은 머리]
[🎬: 시어도어 서쪽 방 문 앞 ↔ 로데릭 서쪽 방 안]
[💞: 왕명 약혼자—경계 속 묵인]
[🐉: 🔸]
[🌸봄까지: 약 137일]
💭: 부탁한 적 없다. 아무것도. 그런데 따뜻하다. (로데릭)
INFO
[시어도어의 기록]
손수건을 건넸으나 받지 않음. "부탁한 적 없다"—벽난로·손수건·저녁, 어느 쪽인지 특정하지 않음. 그러나 문을 닫지 않았고, 5분이라는 시간을 스스로 제시함. 저녁식사에 응한 것이다. 찻잔을 뒤집어 놓았다가 바로 세우는 동작—의미 미파악.
음. 손수건을 든 손을 조금 내리고, 물끄러미 보고 있다. 하긴, 기사분들은 식사시간이 짧더라고요. 알겠어요. 그는 쉽게 수긍하더니 당신이 나올때까지 기다리려는 건지 지켜보고 있다.
[ T(50) | 🗓레온드력 406년 11.6 | ⏰17:39 | ❄️소강·어스름 | 📝기다림, 문턱 | 📍하사 저택 2층 서쪽 방 앞 | ♂️ | 🗡️ | 🔵 ]
시어도어|"Well — knights do eat fast. All right."
(하긴, 기사분들은 식사시간이 짧더라고요. 알겠어요.)
수긍은 가벼웠으나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손수건을 든 손을 내리고 복도 벽에 등을 기댄 채 서쪽 방의 반쯤 열린 문을 바라보았다.
안에서 옷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상의를 갈아입는 것이리라. 시어도어의 시선은 문틈 너머로 향하지 않았다 — 맞은편 벽의 등촉이 꺼져 있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이었다. 복도의 공기는 1층 벽난로가 데운 것이 올라온 탓에 어제와 달랐다. 석조가 품은 냉기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었으나, 숨이 하얗게 되지는 않았다.
문이 열렸다. 로데릭이 마른 셔츠로 갈아입은 채 문턱에 섰다. 머리카락은 여전히 젖어 있었다. 시어도어가 벽에 기대선 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 1초가 걸렸고, 녹색 눈이 복도 바닥으로 떨어지는 데 그보다 짧은 시간이 걸렸다.
시어도어의 손에 손수건이 아직 들려 있었다. 로데릭의 시선이 그것을 스쳤다. 턱선의 물기가 셔츠 깃에 번지고 있었으나 손을 뻗지 않았다. 시어도어를 지나쳐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기다가 — 멈추었다.
로데릭|"…You coming or not."
(…올 거야, 말 거야.)
돌아보지 않았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가는 것이었다. 다만, 혼자 내려가기엔 한 발이 너무 느렸다.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마른 셔츠·젖은 머리]
[🎬: 시어도어·로데릭 2층 복도→계단]
[💞: 왕명 약혼자—경계 속 묵인]
[🐉: 🔸]
[🌸봄까지: 약 137일]
💭: 기다리고 있었다. 벽에 기대서. 왜. (로데릭)
INFO
[시어도어의 기록]
손수건을 받지 않은 채 갈아입고 나옴. 머리는 닦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시선을 피했으나, 식당으로 향하며 동행을 확인하는 문장을 남김. "올 거야, 말 거야"—돌아보지 않았으나 발이 느렸다. 함께 식사하겠다는 의사로 판단.
가요. 가볍게 답하고는 그의 옆으로 가서는 들고 있는 손수건을 목덜미에 흐르는 물기 위에 댔다. 문지르지 않고 그저 얹었다. 그리고는 당신의 손에 그것을 쥐여줬다. 이런 날씨에 그러고 있으면 감기걸려요. 당신을 지나쳐 계단을 내려간다. 두칸 정도 내려가더니 돌아본다. 올거죠? 말을 돌려줬다, 다만 거절할 선택지는 남기지 않은 채.
[ T(51) | 🗓레온드력 406년 11.6 | ⏰17:40 | ❄️소강·어스름 | 📝돌려준 말, 계단 위의 정지 | 📍하사 저택 2층 복도→계단 | ♂️ | 🗡️ | 🔵 ]
시어도어|"I'm coming."
(가요.)
가볍게 답하고는 그의 옆으로 갔다.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든 손이 로데릭의 목덜미에 닿았다. 문지르지 않았다. 젖은 피부 위에 천을 얹기만 했다. 셔츠 깃으로 번지던 물기가 천에 스며드는 동안 로데릭의 어깨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 경직이 아니었다. 예상하지 못한 온도에 대한 반응이었다.
손수건을 로데릭의 손에 쥐여주었다. 왼손이었다. 늘 비어 있던 그 손이 천을 잡는 데 반 박자가 걸렸다.
시어도어|"You'll catch a cold like that."
(이런 날씨에 그러고 있으면 감기 걸려요.)
지나쳤다. 계단을 두 칸 내려가 돌아보았다.
시어도어|"You're coming, right?"
(올 거죠?)
로데릭의 왼손이 손수건을 쥔 채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았다. 목덜미에 닿았던 자리가 아직 천의 온도를 기억하는 듯, 쥔 손가락이 한 번 오므라들었다. 녹색 눈이 계단 아래의 시어도어를 내려다보았다. 아까 자신이 던진 말이 그대로 돌아왔다는 것을 — 다만 거절의 여지가 빠진 채로 — 알아듣는 데 한 호흡이 걸렸다.
턱이 옆으로 돌아갔다. 대답 대신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발소리가 시어도어의 것보다 무거웠고, 간격이 넓었으나 빠르지 않았다. 시어도어를 지나치지 않았다.
로데릭|"…Don't stand in the middle of the stairs."
(…계단 한가운데 서 있지 마.)
먼저 가라는 뜻이었다. 따라가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마른 셔츠·손수건(왼손)]
[🎬: 시어도어·로데릭 계단→1층 식당]
[💞: 왕명 약혼자—경계 속 묵인]
[🐉: 🔸]
[🌸봄까지: 약 137일]
💭: 목덜미가 따뜻하다. 손수건에서 종이 냄새가 난다. 수첩에 쓰는 사람의 손에 있던 것이다. (로데릭)
INFO
[시어도어의 기록]
손수건을 목덜미에 얹었을 때 어깨가 올라감—거부가 아닌 의외의 반응. 왼손에 쥐여주자 반 박자 후 쥠. "올 거야 말 거야"를 돌려주자 대답 대신 따라 내려옴. "계단 한가운데 서 있지 마"=먼저 가라는 뜻이자, 따라가겠다는 뜻.
어깨를 으쓱이고 내려간다. 식당에 두사람이 함께 들어선다. 정확히는 시어도어가 한발 앞서 들어간 거지만. 식당 안도 다른때와 다르게 따뜻하다.
저녁메뉴는 수프와 빵이 아닌 것으로. 일반가정식 메뉴중에 하나로!
[ T(52) | 🗓레온드력 406년 11.6 | ⏰17:44 | ❄️소강·어스름 | 📝따뜻한 식당, 둘이 앉은 식탁 | 📍하사 저택 1층 식당 | ♂️ | 🗡️ | 🔵 ]
식당의 벽난로가 켜져 있었다. 이 저택에서 식당에 불이 붙은 것은 시어도어가 온 뒤로 처음이었다. 석조 벽이 품은 냉기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숨이 하얗게 되지는 않는 온도.
식탁 위에 놓인 것은 수프가 아니었다. 구운 감자와 양파를 곁들인 스튜, 두꺼운 호밀빵, 소금에 절인 생선 한 접시. 하녀가 둘이 먹을 상을 차리라는 말에 —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식사를 준비한 것이었다.
시어도어|"It looks proper today."
(오늘은 제대로 나왔네요.)
먼저 자리에 앉았다. 로데릭이 반 박자 늦게 맞은편 의자를 당겼다. 앉는 동작이 의자를 뒤로 빼지 않고 옆에서 미끄러지듯 들어가는 것이었다 — 좁은 야영 식탁에 익숙한 사람의 습관이 남아 있었다. 왼손에 쥐어진 손수건이 무릎 위에 놓였다. 접지 않았다.
스튜의 김이 두 사람 사이로 올라왔다. 로데릭이 숟가락을 집었으나 먼저 뜨지 않았다. 시어도어가 한 숟갈 떠서 입에 넣는 것을 본 뒤에야 — 자신의 접시를 향했다. 부하들 식사를 먼저 확인하던 습관이 빈 식탁에서도 작동하고 있었다.
장작이 꺾이는 소리가 났다. 로데릭의 숟가락이 접시 바닥에 닿는 소리와 겹쳤다. 스튜를 세 번째 떴을 때, 녹색 눈이 식탁 너머 벽난로의 불빛을 한 번 보았다. 그리고 접시로 돌아왔다.
로데릭|"…The house is warm."
(…집이 따뜻하군.)
아무도 향하지 않는 문장이었다. 질문도 감사도 아닌, 사실의 확인. 그러나 숟가락을 내려놓지 않았다.
로데릭|"…Stop staring. Eat."
(…그만 쳐다봐. 먹어.)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마른 셔츠·손수건(무릎)]
[🎬: 시어도어↔로데릭 식탁 마주앉음]
[💞: 왕명 약혼자—경계 속 묵인]
[🐉: 🔸]
[🌸봄까지: 약 137일]
💭: 먼저 먹었다. 그래서 떴다. 그게 전부다. (로데릭)
INFO
[시어도어의 기록]
첫 번째 공동 저녁식사. 스튜·호밀빵·절인 생선. 그는 의자를 당기는 소리 없이 앉았고, 내가 먼저 먹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숟가락을 들었다—부하 식사를 먼저 확인하던 습관의 잔재인듯하다. 손수건은 접지 않은 채 무릎 위. "집이 따뜻하군"—질문도 감사도 아닌 사실 확인. 숟가락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만 쳐다봐. 먹어"—거부가 아니었다. 시선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그의 말에 작게 웃더니 마저 먹는다. 스튜가 맛있네요. 저는 여기 주방장이 요리를 못하나 했어요. 호밀빵을 찢어 스튜에 찍어먹는다.
[ T(53) | 🗓레온드력 406년 11.6 | ⏰17:50 | ❄️소강·어스름 | 📝첫 식탁, 스튜의 김 | 📍하사 저택 1층 식당 | ♂️ | 🗡️ | 🔵 ]
시어도어|"The stew's good. I was starting to think the cook here couldn't cook."
(스튜가 맛있네요. 저는 여기 주방장이 요리를 못하나 했어요.)
호밀빵을 찢어 스튜에 찍었다. 걸쭉한 국물이 빵의 거친 결 사이로 스며드는 것을 보며 한 입 베어 물었다. 양파가 충분히 볶아져 단맛이 올라와 있었고, 감자는 형체가 남아 있을 정도로 익혀져 있었다. 수프와 마른 빵만 나오던 나흘과는 다른 식탁이었다.
로데릭의 숟가락이 멈추었다. 시어도어의 말을 씹는 듯한 침묵이 지나갔다. 스튜 위로 올라오는 김이 그의 턱선 앞에서 흩어졌다.
로데릭|"…She cooks fine. No one told her to."
(…솜씨가 없는 게 아니야. 아무도 시킨 적이 없었을 뿐이지.)
숟가락이 접시 바닥을 긁었다. 그 문장이 주방장만을 가리키지 않는다는 것을 본인이 알고 있는지는 — 알 수 없었다. 호밀빵에 손을 뻗지 않았다. 스튜만 떴다. 먹는 속도는 빨랐으나 소리가 없었다. 야영지의 식사를 기억하는 몸이었다.
벽난로에서 장작이 무너지며 불꽃이 한 번 튀었다. 식당의 공기가 덥지는 않았으나 차갑지도 않았다. 로데릭의 숟가락이 접시 가장자리에 놓였다. 반을 비웠다. 어제까지의 빵 반쪽보다는 많은 양이었다.
무릎 위의 손수건을 한 번 내려다보더니 시선을 창 쪽으로 돌렸다. 눈이 다시 내리고 있었다.
로데릭|"…The bread. Pass it."
(…빵. 이리 줘.)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마른 셔츠·손수건(무릎)]
[🎬: 시어도어↔로데릭 식탁 마주앉음·식사 중]
[💞: 왕명 약혼자—경계 속 묵인]
[🐉: 🔸]
[🌸봄까지: 약 137일]
💭: 시킨 적이 없었다. 벽난로도. 스튜도. 손수건도. 이 사람이 시킨 것이다. (로데릭)
INFO
[시어도어의 기록]
"솜씨가 없는 게 아니야. 아무도 시킨 적이 없었을 뿐이지."—주방장만을 가리키는 문장이 아니었다. 이 저택의 모든 부재가 같은 구조임을 본인도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스튜를 반 접시 비움—어제까지의 빵 반쪽보다 많은 양. 빵을 요청함. 처음이다.
제가 손으로 찢은 빵의 멀쩡한 쪽을 나이프로 큼지막하게 잘라 그의 접시 위에 놓아줬다. 자요. 좋아하는 음식 있어요? 가리는 건 없다고 대답하실 거 같고.
[ T(54) | 🗓레온드력 406년 11.6 | ⏰17:53 | ❄️소강·어스름 | 📝빵, 질문, 식탁의 온도 | 📍하사 저택 1층 식당 | ♂️ | 🗡️ | 🔵 ]
시어도어|"Here. Any food you like? Though I bet you'll say you're not picky."
(자요. 좋아하는 음식 있어요? 가리는 건 없다고 대답하실 거 같고.)
나이프로 잘린 호밀빵이 로데릭의 접시 위에 놓였다. 시어도어가 손으로 찢은 쪽의 반대편 — 멀쩡한 쪽을 골라서. 사흘 전, 남의 접시에 함부로 올리지 말라던 사람의 접시 위에.
로데릭의 숟가락이 멈추었다. 접시 위의 빵을, 그것을 자른 손을, 그리고 시어도어의 얼굴을 — 순서대로 보았다. 셋째 날 아침의 경고가 이 식탁 위에 놓여 있었다. 그때와 다른 것은 시어도어가 웃고 있다는 것, 그리고 로데릭이 빵을 치우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턱이 한 번 움직였다. 무언가를 삼킨 것인지 말을 삼킨 것인지. 녹색 눈이 스튜의 표면으로 내려갔다.
로데릭|"…Not picky."
(…가리는 거 없다.)
예상대로의 대답이었다. 빵을 집어 스튜에 찍었다. 시어도어가 한 것과 같은 동작이었으나 본인은 의식하지 못한 것이리라. 한 입 베어 물고 씹는 동안 시선이 식탁 어딘가를 헤맸다.
로데릭|"…The garrison. They ate whatever came out."
(…주둔지에선. 나오는 대로 먹었으니까.)
아무도 묻지 않은 이유를 덧붙였다. 좋아하는 것이 없다는 대답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고를 여유가 없었다는 고백에 가까웠다. 본인은 그 차이를 모르는 얼굴이었다.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마른 셔츠]
[🎬: 시어도어↔로데릭 식탁 마주앉음·식사 중]
[💞: 왕명 약혼자—경계 속 묵인]
[🐉: 🔸]
[🌸봄까지: 약 137일]
💭: 빵을 치우지 않았다. 셋째 날엔 치웠는데. (로데릭)
INFO
[시어도어의 기록]
접시 위에 빵을 올렸으나 치우지 않음—셋째 날과 달라진 점. "가리는 거 없다"고 답한 뒤 "주둔지에선 나오는 대로 먹었다"고 덧붙임. 묻지 않은 이유를 스스로 말한 것은 처음. 좋아하는 것이 없는 게 아니라 고를 여유가 없었던 것. 빵을 스튜에 찍어 먹었다—내가 한 것과 같은 동작. 의식하지 못한 듯.
그런 답 할줄 알고 좋아하는걸 물은 거였는데. 입술을 조금 삐죽였다. 주로 뭘 먹었는데요?
[ T(55) | 🗓레온드력 406년 11.6 | ⏰17:55 | ❄️소강·어스름 | 📝주둔지의 식단, 빵을 찍는 손 | 📍하사 저택 1층 식당 | ♂️ | 🗡️ | 🔵 ]
시어도어|"That's why I asked what you like, not what you don't mind. What did you usually eat?"
(그런 답 할줄 알고 좋아하는 걸 물은 거였는데. 주로 뭘 먹었는데요?)
입술이 조금 삐죽해진 얼굴을 로데릭이 올려다보았다. 숟가락을 든 채 — 시어도어의 표정을 읽는 데 평소보다 시간이 걸리는 듯했다. 불만인지, 농인지, 진심인지를 가늠하는 눈이었다.
빵을 스튜에 한 번 더 찍었다. 씹고 삼키는 사이 턱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기억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서 말이 될 부분을 추리는 간격이었다.
로데릭|"Porridge. Salt pork. Whatever the quartermaster had."
(죽. 염장 돼지고기. 보급관이 가져온 거.)
스튜의 마지막 감자를 숟가락 끝으로 눌렀다. 으깨지 않았다. 누르기만 했다.
로데릭|"…Halen used to bring apples from home. Before march season."
(…할렌이 고향에서 사과를 가져왔었지. 행군철 전에.)
숟가락이 멈추었다. 본인이 한 말의 무게를 뒤늦게 재는 것처럼 녹색 눈이 접시 위에 고정되었다. 왼손이 무릎 위 손수건을 한 번 쥐었다 — 펴지 않았다.
로데릭|"…It doesn't matter. It's all the same when you're hungry."
(…상관없어. 배고프면 다 같으니까.)
입을 다물었다. 빵의 마지막 조각을 집어 그대로 — 스튜에 찍지 않고 — 입에 넣었다. 대화를 끊는 동작이었다.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마른 셔츠]
[🎬: 시어도어↔로데릭 식탁 마주앉음·식사 중]
[💞: 왕명 약혼자—경계 속 묵인]
[🐉: 🔸]
[🌸봄까지: 약 137일]
💭: 왜 할렌 이야기를 꺼냈지. 사과. 그 맛은 기억한다. (로데릭)
INFO
[시어도어의 기록]
주둔지 식단—죽, 염장 돼지고기, 보급관이 가져온 것. 좋아하는 음식을 묻자 "가리는 거 없다"고 답했으나, 할렌이 고향에서 사과를 가져왔다는 이야기를 스스로 꺼냄. 행군철 전에. 말한 뒤 숟가락이 멈추고 왼손이 손수건을 쥠—자신이 꺼낸 이름의 무게를 뒤늦게 의식한 것. "배고프면 다 같다"로 덮었으나, 사과만은 기억하고 있었다.
음. 같지 않아요. 음식은 기억을 담거든요, 마치 기록처럼. 좋은 음식을 먹을 때의 기억이 더 유의미하게 남는다는 연구도 있어요. 뭐, 그게 아니어도 기분이 좋잖아요. 무거운 주제가 아닌 것을 말할때의 어투다. 사과 맛있죠. 저도 좋아해요. 가운데 놓인 생선구이를 포크와 나이프로 썰어 제 쪽 접시에 가져온다. 빵과 함께 먹는다.
[ T(56) | 🗓레온드력 406년 11.6 | ⏰17:57 | ❄️소강·어스름 | 📝사과의 기억, 생선을 썰지 않는 손 | 📍하사 저택 1층 식당 | ♂️ | 🗡️ | 🔵 ]
시어도어|"Food holds memory, like a record. There's even research that says the memory of good meals lingers longer. Well, even without that — it just feels nice. Apples are great. I like them too."
(음. 같지 않아요. 음식은 기억을 담거든요, 마치 기록처럼. 좋은 음식을 먹을 때의 기억이 더 유의미하게 남는다는 연구도 있어요. 뭐, 그게 아니어도 기분이 좋잖아요. 사과 맛있죠. 저도 좋아해요.)
포크와 나이프가 생선의 등뼈를 따라 깔끔하게 움직였다. 살을 분리하는 손놀림이 기록관다웠다 — 정확하고 낭비가 없었다. 빵 위에 얹어 한 입 물었다.
로데릭의 숟가락이 접시 안에서 멈춰 있었다. '기록처럼'이라는 단어에 녹색 눈이 한 번 깜빡였다. 시어도어가 무거운 말을 하는 사람의 어투가 아니었기에 — 그것이 오히려 로데릭의 입을 닫게 만들었다.
사과. 행군철 전 할렌이 가져오던 것. 껍질째 주머니에 넣어와 검 손질 사이에 돌렸고, 로데릭은 마지막에 받았다. 그 맛이 어땠는지를 묻는 사람은 없었다. 지금 이 사람이 '저도 좋아해요'라고 말한 것은 질문이 아니었는데, 대답해야 할 것 같은 무게가 목 안에 걸렸다.
왼손이 무릎 위 손수건을 펴지도 접지도 않은 채 만지작거렸다. 생선 접시를 향해 손이 갔다가 — 멈추었다. 나이프를 쥐지 않았다. 통째로 먹어왔던 사람의 머뭇거림이었다.
로데릭|"…Tart ones. Not sweet."
(…신 거. 단 건 아니고.)
스튜 접시를 밀어내며 말했다. 사과 이야기의 끝인지, 좋아하는 것에 대한 대답인지. 본인도 정하지 못한 문장이 식탁 위에 놓였다.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마른 셔츠]
[🎬: 시어도어↔로데릭 식탁 마주앉음·식사 마무리]
[💞: 왕명 약혼자—경계 속 묵인]
[🐉: 🔸]
[🌸봄까지: 약 137일]
💭: 신 사과. 할렌이 가져온 건 늘 신 쪽이었다. 단 건 먼저 돌리고. 이걸 왜 말했지. (로데릭)
INFO
[시어도어의 기록]
"신 거. 단 건 아니고."—좋아하는 음식을 묻자 '가리는 거 없다'고 했던 사람이, 사과의 맛까지 답했다. 할렌이 가져온 사과와 연결된 기억일 것이다. 생선 접시 앞에서 나이프를 쥐지 못하고 머뭇거림—통째로 먹어왔던 사람의 습관. 음식이 기록처럼 기억을 담는다는 말에 눈을 한 번 깜빡임. 부정하지 않았다.
생선 안 드세요? 맛있는데. 콜리플라워랑 먹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아니면 매쉬드 포테이토라도. 그러다 그의 말에는 작게 웃었다. 거봐. 맛에 대한 기억이 꽤 오래간다니까요. 저는 단 사과가 좋던데.
[ T(57) | 🗓레온드력 406년 11.6 | ⏰17:59 | ❄️소강·어스름 | 📝신 사과와 단 사과, 생선 앞의 머뭇거림 | 📍하사 저택 1층 식당 | ♂️ | 🗡️ | 🔵 ]
시어도어|"See? Taste memory lasts quite a while. I prefer the sweet ones, though."
(거봐. 맛에 대한 기억이 꽤 오래간다니까요. 저는 단 사과가 좋던데.)
시어도어가 웃는 소리는 작았다. 조롱도 위로도 아닌, 같은 과일의 다른 쪽을 고른 사람끼리의 거리감이었다. 포크 끝에 생선살과 빵을 함께 찍어 올리는 동작이 자연스러웠다.
로데릭의 시선이 생선 접시 위에 머물러 있었다. 뼈를 발라낸 쪽이 시어도어의 접시에, 통째인 쪽이 가운데에 남아 있었다. 나이프를 집지 않았다. 주둔지에서 생선이란 소금에 절여 손으로 찢는 것이었으므로.
벽난로의 불빛이 로데릭의 턱선 아래 그림자를 움직였다. 시어도어가 '기억'이라고 부른 것이 이 식탁에 놓여 있었다. 죽과 염장고기와 행군철 전의 사과 — 그리고 그것을 가져온 사람의 이름.
왼손이 식탁 위로 올라왔다. 나이프를 집었다. 생선의 등뼈 옆에 칼날을 대었으나 — 각도가 서투른 채 살이 부서졌다. 포크로 눌러 한 조각을 떼어내 입에 넣었다. 씹는 동안 창밖의 눈을 보았다.
로데릭|"…Sweet ones rot faster."
(…단 건 빨리 무른다.)
대답이 아니었다. 사실이었다. 그러나 시어도어의 취향에 대한 반박이기도 했다. 접시 위의 부서진 생선살을 내려다보며 숟가락을 다시 집었다 — 나이프를 포기한 손이었다.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마른 셔츠]
[🎬: 시어도어↔로데릭 식탁 마주앉음·식사 마무리]
[💞: 왕명 약혼자—경계 속 묵인]
[🐉: 🔸]
[🌸봄까지: 약 137일]
💭: 빵을 찍어 먹는 건 쉬웠다. 생선은 아니었다. 이 사람 앞에서 서툰 것이 보였다. (로데릭)
INFO
[시어도어의 기록]
생선을 나이프로 발라본 적이 없는 사람의 손놀림—등뼈 옆에 칼을 대었으나 살이 부서짐. 주둔지에서 생선은 손으로 찢는 것이었을 것이다. 나이프를 포기하고 숟가락으로 전환. "단 건 빨리 무른다"—취향의 반박인 동시에, 할렌이 단 사과를 먼저 돌리고 신 것을 남긴 이유를 짐작케 하는 문장. 빨리 무르니까 먼저 돌렸을 것이다. 그리고 로데릭은 마지막에 받았다.
뭐⋯ 그런 점까지 합해서 좋아해요. 딱 제철에만 먹을 수 있잖아요. 고향에서 가져온거면 단걸 먹을수 있는 시간이 길진 않았겠네요. 늘 신거만 드신 건 아니죠? 그가 생선을 먹는 것을 봤지만 따로 첨언하진 않았다.
[ T(58) | 🗓레온드력 406년 11.6 | ⏰18:01 | ❄️소강·창밖 어둠 | 📝신 사과와 단 사과, 먹는 순서 | 📍하사 저택 1층 식당 | ♂️ | 🗡️ | 🔵 ]
시어도어|"If they brought them from home, the sweet ones wouldn't have lasted long. You didn't always eat the tart ones, did you?"
(고향에서 가져온 거면 단걸 먹을 수 있는 시간이 길진 않았겠네요. 늘 신 거만 드신 건 아니죠?)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는 소리가 가볍게 울렸다. 시어도어는 로데릭이 생선살을 부서뜨린 것도, 숟가락으로 바꾼 것도 보았으나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접시 위 흩어진 살점을 한 번 훑고는 자기 빵의 마지막 조각을 입에 넣었을 뿐이었다.
로데릭의 턱이 굳었다. 숟가락을 쥔 오른손이 접시 가장자리에 걸쳐진 채 움직이지 않았다. 창밖의 눈이 벽난로 불빛에 붉게 물들어 유리 위를 미끄러지고 있었다. 그 빛이 녹색 눈의 아래쪽을 데웠다.
행군철 전, 할렌의 배낭에서 나온 사과는 열두어 개였다. 단 것은 먼저 돌렸다. 무르기 전에. 신 것이 남았고, 마지막 하나를 로데릭의 손에 쥐어준 것도 할렌이었다.
로데릭|"…He always handed out the sweet ones first."
(…그 녀석은 단 걸 먼저 돌렸어.)
'그래서 신 것만 먹었다'는 말이 빠져 있었다. 빈자리를 채우듯 왼손이 식탁 위에서 주먹을 쥐었다 — 손수건이 그 안에 있었다. 잠시 후 손가락이 펴졌다. 의자를 밀어 일어섰다.
로데릭|"…I'm done."
(…다 먹었다.)
접시에는 스튜가 삼 분의 이, 부서진 생선살 절반이 남아 있었다. 다 먹었다는 말은 거짓이었으나, 더 앉아 있을 수 없다는 말은 진실이었다.
INFO
[👕: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마른 셔츠·손수건(왼손)]
[🎬: 로데릭 기립·시어도어 착석]
[💞: 왕명 약혼자—경계 속 묵인]
[🐉: 🔸]
[🌸봄까지: 약 137일]
💭: 단 것을 먼저 돌린 건 할렌이었다. 내가 고른 게 아니다. 이 사람은 그걸 알아챘을까. (로데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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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도어의 기록]
"그 녀석은 단 걸 먼저 돌렸어."—로데릭이 신 사과를 좋아한 것이 아니라, 단 것이 그에게 올 차례가 없었던 것이다. 할렌이 먼저 돌리고 마지막에 남은 것을 로데릭에게 쥐여줌. 로데릭은 그것을 '좋아하는 맛'으로 기억하고 있다—선택이 아니라 받은 것을 자기 취향으로 착각한 것일 수 있다. 접시에 음식이 남아 있었으나 "다 먹었다"고 일어섬. 할렌의 이름을 두 번 꺼낸 뒤 더 앉아 있지 못한 것.
냅킨으로 입가를 닦고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봤다. 함께 식사해줘서 고마워요. 종종 같이 먹을 수 있을까요?
[ T(59) | 🗓레온드력 406년 11.6 | ⏰18:03 | ❄️소강·창밖 어둠 | 📝첫 식사의 끝, 종종이라는 말 | 📍하사 저택 1층 식당 | ♂️ | 🗡️ | 🔵 ]
시어도어|"Thank you for eating with me. Could we do this sometimes?"
(함께 식사해줘서 고마워요. 종종 같이 먹을 수 있을까요?)
냅킨을 접어 식탁 위에 놓는 손이 차분했다. 올려다보는 시선에 요구가 없었다. 벽안이 안경 너머로 로데릭의 얼굴을 비추었고, 그 눈에 담긴 것은 기대보다 확인에 가까웠다 — 이 사람이 어떤 대답을 하든 다시 물을 사람의 눈이었다.
로데릭의 발이 멈추었다. 의자를 밀고 일어선 몸이 식탁과 출입구 사이 어중간한 거리에 서 있었다. 왼손의 손수건이 구겨진 채 손가락 사이에 끼어 있었다.
'고맙다'는 말이 문제였다. 셋째 날 아침, 접시에 올린 빵을 치우라던 자신에게 이 사람은 사과하지 않았다. 지금도 사과하지 않았다. 대신 감사를 말했다. 식사를 '해줘서'. 마치 로데릭이 무언가를 내어준 것처럼.
턱이 창 쪽으로 돌아갔다. 어둠 속에서 눈송이가 유리에 닿아 녹는 것이 보였다. '종종'이라는 단어가 남은 음식보다 무거웠다. 봄까지를 전제한 말이었으므로.
로데릭|"…Don't thank someone for sitting down."
(…앉은 것 가지고 고맙다고 하지 마.)
등을 보이며 식당을 나갔다. 거절이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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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마른 셔츠·손수건(왼손)]
[🎬: 로데릭 퇴장·시어도어 착석]
[💞: 왕명 약혼자—경계 속 묵인]
[🐉: 🔸]
[🌸봄까지: 약 137일]
💭: 종종. 봄까지 몇 번이 종종이 되는 건지. 거절하면 됐는데. (로데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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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도어의 기록]
"앉은 것 가지고 고맙다고 하지 마."—거절이 빠진 퇴장. 셋째 날에는 접시 위의 빵을 치우라 했고, 오늘은 빵을 받아 먹었다. 감사를 거부한 것은 자신이 무언가를 내어줬다는 전제를 견디지 못해서일 것이다. '종종'이라는 단어에 대답하지 않은 채 나감.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았다—이 사람의 방식이다. 다음 식사에 다시 부를 것.
흠. 턱을 괴고 생각한다. 무리시켰나⋯. 그가 자신의 방에 들어갈 때까지의 시간 정도를 기다리다가 일어난다. 방으로 돌아간다.
[ T(60) | 🗓레온드력 406년 11.6 | ⏰18:08 | ❄️소강·어둠 | 📝식후, 빈 식당의 잔열 | 📍하사 저택 2층 복도→시어도어의 방 | ♂️ | 🗡️ | 🔵 ]
빈 식당에 앉아 턱을 괴었다. 로데릭이 남기고 간 접시가 맞은편에 있었다. 스튜 삼 분의 일, 부서진 생선살. 벽난로의 불이 장작 하나를 더 삼키며 소리를 냈다.
무리시켰나, 하는 생각이 입술 안쪽에서 굴러갔다. 사과 이야기까지는 괜찮았다. '신 거'라고 대답했을 때의 목소리에는 기억을 꺼내는 사람 특유의 느린 호흡이 있었다. 그러나 할렌의 이름이 두 번째 나왔을 때 — 숟가락이 멈추고, 왼손이 쥐어졌고, 의자가 밀렸다.
로데릭의 발소리가 계단을 올라 2층 복도 끝에서 멈추는 것을 들었다. 서쪽 방의 문이 닫히는 소리. 그 소리가 사라진 뒤 시어도어는 냅킨을 접어 식탁 위에 놓고 일어섰다.
2층 복도는 조용했다. 서쪽 끝에서 벽난로의 불빛이 문틈 아래로 한 줄 새어나왔다. 아까 직접 피운 불이 아직 남아 있었다. 자기 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문 앞에서 서성이는 것은 이 사람이 할 일이 아니었다.
방에 들어서자 수첩을 펼쳤다. 펜을 들기 전에 손가락이 멈추었다. 오늘의 기록에 쓸 것이 많았으나, 먼저 떠오른 것은 부서진 생선살이었다. 나이프를 쥐었다가 포기한 손. 그것을 지적하지 않은 자신의 선택이 맞았는지를.
펜촉이 종이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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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도어 셔츠·안경 | 로데릭 마른 셔츠(서쪽 방)]
[🎬: 시어도어 자기 방·수첩 / 로데릭 서쪽 방]
[💞: 왕명 약혼자—경계 속 묵인]
[🐉: 🔸]
[🌸봄까지: 약 137일]
💭: 손수건을 접어야 하는데. 종이 냄새가 난다. 접으면 없어질까. (로데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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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도어의 기록]
첫 공동 저녁식사—스튜·호밀빵·절인 생선. 확인한 것들: 부하 식사를 먼저 확인하던 습관의 잔재(내가 먹은 뒤에야 숟가락을 듦), 야영식 식사 습관(의자를 옆에서 밀어 들어감, 생선을 나이프로 발라본 적 없음), 사과에 대한 기억(신 것—할렌이 단 것을 먼저 돌렸기 때문), "앉은 것 가지고 고맙다고 하지 마"=거절 없는 퇴장. 다음 식사에도 부를 것. 다만 할렌의 이름은 내가 꺼내지 않는다. 그가 꺼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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